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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수지검사와 항문경 검사, 많이 아플까요?
직장수지검사는 윤활제를 충분히 바른 손가락으로 항문과 직장 하부를 만져보는 검사이며, 대개 10-20초 안에 끝납니다.
통증의 대부분은 검사 자체보다 항문이 이미 아픈 상태, 즉 치열이나 혈전성 외치핵 때문에 생깁니다.
항문경은 손가락 굵기 정도의 짧은 기구를 넣어 항문관 안쪽을 직접 보는 검사로, 치핵 위치와 정도, 치열, 치루 입구를 눈으로 확인할 때 씁니다.
검사 전 배변을 마치고, 힘을 주지 말고 배에 힘을 빼면서 숨을 길게 내쉬면 괄약근이 풀려 통증이 줄어듭니다.
항문이 찢어질 듯 아파 손도 못 댈 정도라면 검사를 미루지 말고, 통증 조절이나 마취 하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을 의료진에게 먼저 말하면 됩니다.
좌욕을 해보고, 약국에서 연고나 좌약을 사서 며칠 써보고, 그래도 피가 묻어나니 결국 병원을 찾아보기로 마음먹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예약 전에 손이 멈춥니다.
맘카페 후기나 유튜브 댓글에서 "손가락을 넣는다", "기구를 넣는다"는 말을 보고 나면, 질환 걱정보다 검사 걱정이 앞서는 것이죠.
이 글은 그 두 가지 검사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어느 정도의 느낌이며, 무엇을 알아내기 위해 하는지를 순서대로 설명합니다.
직장수지검사는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직장수지검사(digital rectal examination)는 장갑을 낀 손가락에 윤활제를 바른 뒤 항문으로 넣어 항문관과 직장 아래쪽을 만져보는 검사입니다. 보통 왼쪽으로 누워 무릎을 배 쪽으로 당긴 자세를 취하고, 손가락이 들어가 있는 시간은 10-20초 정도입니다. 옷은 아래쪽만 내리고 나머지는 천으로 덮은 채 진행합니다.
의료진이 손가락을 바로 밀어 넣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항문 주변 피부를 눈으로 보면서 피부꼬리, 늘어진 외치핵, 치열의 찢어진 자국, 치루 구멍, 고름집으로 부은 부위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다음 항문 입구에 손가락을 대고 괄약근이 조이는지 잠시 기다린 뒤 천천히 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괄약근의 조이는 힘, 만져지는 덩어리, 압통이 있는 위치, 손가락에 피나 점액이 묻어 나오는지를 함께 봅니다.
느낌은 통증보다 압박감과 변의에 가깝습니다. 배변을 할 것 같은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변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항문에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라면 대부분 "불편했지만 아플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들어갈 때보다 기다릴 때가 더 긴장되죠. 자세 잡고 숨 한 번 내쉬면 이미 끝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문경 검사는 어떤 경우에 하고 무엇을 볼 수 있을까요?
항문경(anoscopy)은 길이가 짧고 손가락 굵기 정도인 기구를 항문에 넣어 항문관 안쪽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검사입니다. 직장수지검사로는 만져지지 않는 내치핵의 위치와 부푼 정도, 점막의 출혈 지점, 치열의 깊이, 치루의 안쪽 구멍을 확인할 때 씁니다. 내치핵은 말랑해서 손가락으로는 잘 만져지지 않기 때문에, 피가 날 때는 눈으로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구를 넣을 때는 윤활제를 바르고 안쪽 심지를 넣은 상태로 천천히 밀어 넣은 뒤, 심지를 빼고 조명을 비추며 봅니다. 기구를 조금씩 빼면서 항문관을 한 바퀴 돌려 보는데, 이 전체 과정도 1분 안팎입니다. 항문경에는 벌어지는 구조가 없는 원통형이어서 항문을 억지로 벌리지 않습니다.
검사 | 주로 확인하는 것 | 체감 |
|---|---|---|
직장수지검사 | 괄약근 힘, 만져지는 덩어리, 압통 위치, 피·점액 | 묵직한 압박감, 변의 |
항문경 | 내치핵, 출혈 지점, 치열 깊이, 치루 내구 | 밀리는 느낌, 차가운 감촉 |
대장내시경 | 대장 전체의 용종·염증·종양 | 수면 시 통증 거의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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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보이는 모든 경우에 대장내시경까지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50세 이상이거나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배변 습관이 바뀐 경우, 체중이 줄거나 빈혈이 동반된 경우 항문 진찰과 별개로 대장 전체를 확인합니다.
"항문경은 벌리는 기구가 아니라 들여다보는 통이라고 설명드리면 그제야 어깨에 힘을 빼시더군요."
검사가 유독 아픈 사람은 왜 그럴까요?
검사에서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경우는 대부분 이미 통증을 만드는 질환이 있을 때입니다. 가장 흔한 것이 급성 치열(anal fissure)로, 항문관 아래쪽 피부가 찢어진 상태에서 괄약근이 반사적으로 수축해 있기 때문에 손가락이 닿기만 해도 날카로운 통증이 생깁니다. 이때는 무리해서 검사를 밀어붙이지 않고, 눈으로 보이는 찢어진 자국과 증상만으로 치열을 진단한 뒤 치료를 먼저 시작하는 쪽이 환자에게 이롭습니다.
혈전성 외치핵은 항문 가장자리에 단단하고 파란 덩어리가 만져지며 앉을 때 심하게 아픕니다. 항문주위 농양은 한쪽이 벌겋게 붓고 열감과 욱신거림이 있으며, 이 경우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 자체가 큰 통증을 일으킵니다. 이 세 가지는 검사 전에 미리 말해두면 접근 방법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아픈 쪽을 줄이는 방법은 분명합니다. 검사 전에 배변을 마치고, 참는 대신 항문 부위에 국소마취 연고를 먼저 바르고 몇 분 기다린 뒤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자세를 잡은 뒤에는 항문을 조이지 말고 배에 힘을 뺀 상태로 입으로 길게 숨을 내쉬면 괄약근 긴장이 줄어듭니다. 통증이 심해 도저히 확인이 어려우면,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지 판단하기 위해 마취 하에 진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바로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참으시면 저도 다음 단계를 잘못 판단하게 됩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검사의 목적은 통증을 견디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출혈이나 통증이라도 치료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치열이면 변을 무르게 만드는 약과 혈류를 늘리는 연고로 시작하고, 내치핵이면 부푼 정도에 따라 선택지가 나뉩니다.
초기 내치핵으로 출혈이 주 증상이면 고무밴드결찰술이나 경화요법을 외래에서 시행합니다. 고무밴드결찰술은 항문경으로 내치핵 뿌리 부분을 확인한 뒤 작은 고무링을 걸어 혈류를 끊는 방식으로, 통증 신경이 적은 부위에 걸기 때문에 마취 없이 몇 분이면 끝납니다. 이후 2-3일간 묵직한 압박감이 있고, 조직이 떨어져 나가는 시기에 약간의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상은 당일 가능하지만 재발할 수 있어 생활습관 교정이 함께 필요합니다.
많이 늘어져 밖으로 빠져나오는 치핵은 치핵절제술을 고려하며, 혈관을 봉합하며 자르는 기구(리가슈어)를 쓰기도 합니다. 미추마취나 척추마취로 진행하고, 보통 1-2주간 배변 시 통증이 있으며 책상 업무 복귀는 대개 1주 전후입니다.
만성 치열에서 약물 치료로 낫지 않고 괄약근이 굳어 있으면 측방내괄약근절개술로 안쪽 괄약근 일부를 끊어 긴장을 풀어줍니다. 치루는 약으로 낫지 않아 수술이 원칙이며, 괄약근 손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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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이라면 대부분 좌욕, 식이섬유, 배변 조절 같은 보존적 치료로 출산 후까지 관리하고, 혈전성 치핵 통증이 심하거나 농양처럼 즉시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을 합니다.
"어떤 수술을 할지는 제가 아니라 항문 안쪽 상태가 정합니다. 그래서 검사 없이 치료 계획을 먼저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흔히 헷갈리는 부분 하나만 바로잡겠습니다. 직장수지검사나 항문경은 대장내시경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앞의 두 가지는 항문관과 직장 아래쪽만 확인하는 검사이고, 대장 전체를 보는 검사와는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그래서 치핵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대장 안쪽이 확인된 것은 아니고, 반대로 대장내시경이 정상이라고 항문 질환이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피가 비치거나 통증이 있으면 좌욕과 연고로 며칠 지켜보되,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열이 나거나 변 색이 검게 바뀌면 그 시점에 바로 확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는 몇십 초로 끝나지만, 그 몇십 초가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작성자 이경록 외과전문의 · 수원항문외과 아주항외과의원
이경록 원장은 아주대학교병원 외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외과전문의로, 10년 넘게 대장항문 진료에 집중해 왔습니다. 5,000례 이상의 항문수술과 5,000건 이상의 대장내시경을 직접 집도하며 진단부터 회복까지 전 과정을 책임집니다. "수술이 가능한가보다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판단한다"는 원칙 아래, 보존적 치료를 우선하고 필요한 경우 리가슈어·미추마취 기반의 부담 적은 수술로 접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