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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질환

치질 방치하면 암 된다는 말, 사실과 오해

치질과 대장암은 다른 병인데···같은 증상이 만드는 착각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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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록 외과전문의
Jul 24, 2026
치질 방치하면 암 된다는 말, 사실과 오해
Contents
치핵을 초기에 방치하면 정말 어떤 변화가 시작되나요?치핵이 진행되면 결국 대장암으로 변하나요?출혈이 반복되면 언제, 어떤 검사로 확인하고 치료를 결정하나요?

항문에서 피가 날 때, 치질과 암 사이의 진짜 거리는?

  • 치핵(hemorrhoid)이 세포 변이를 거쳐 대장암으로 전환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 문제는 치핵과 대장암이 항문출혈이라는 같은 증상을 공유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 미국 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는 2021년 대장암 선별검사 권고 시작 연령을 45세로 낮췄습니다(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JAMA, 2021).

  • 방치된 치핵은 암이 되지는 않아도 단계가 진행되며 빈혈, 감돈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치질 오래 두면 암 되는 거 아니에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몇 개 보고 나서, 혹은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질문에는 사실과 오해가 반씩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치핵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방치되며 진행되는 과정, 그리고 결국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짚어보려 합니다.


치핵을 초기에 방치하면 정말 어떤 변화가 시작되나요?

초기 치핵(1도)은 대부분 배변 시 가벼운 출혈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많은 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하지만 이 상태를 방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항문 내 조직을 지지하는 결합조직이 약해지며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이 진행을 골리거(Goligher) 분류로 구분합니다.

단계

특징

방치 시 경과

1도

배변 시 출혈만, 탈출 없음

대부분 무증상, 인지 못하고 지나감

2도

배변 시 탈출 후 자연 정복

반복되며 조직 이완 심화

3도

탈출 후 손으로 밀어 넣어야 정복

통증·분비물 동반 시작

4도

상시 탈출, 정복 불가

감돈·혈전으로 응급 상황 가능

단계가 올라갈수록 수술 외 방법으로 되돌리기가 어려워집니다. 초기에 발견하면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로 관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처음엔 다들 별거 아니라고 하시거든요. 근데 3년, 5년 지나서 3도, 4도가 돼서 오시는 분들을 보면 그때 그냥 넘어간 게 참 아쉬워요. 초기에 잡았으면 훨씬 간단했을 텐데 하는 생각, 진료실에서 자주 해요."


치핵이 진행되면 결국 대장암으로 변하나요?

아닙니다. 치핵은 항문관 내 혈관과 결합조직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이 늘어지고 혈류가 정체되며 생기는 변화이고, 대장암은 대장 점막세포의 유전자 변이에서 시작되는 완전히 다른 질환입니다. 조직학적 기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치핵 조직이 암세포로 전환되는 경로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헷갈릴까요. 두 질환 모두 항문출혈이라는 증상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치핵 출혈은 대개 선홍색이고 배변 후 휴지나 변기 표면에 묻는 형태로 나타나는 반면, 대장암과 관련된 출혈은 암적색을 띠거나 점액과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고 체중 감소, 배변 습관 변화, 원인 불명의 빈혈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스스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짜 위험은 암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치핵이라고 넘겨짚어 다른 병을 놓치는 지연 진단입니다.

"이 부분이 제일 오해받는 지점이에요. 치질이 암 된다는 게 아니라, 치질인 줄 알고 넘겼는데 알고 보니 다른 게 같이 있었던 경우가 진짜 무서운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출혈 양상이 조금이라도 낯설면 꼭 확인하자고 말씀드려요."


출혈이 반복되면 언제, 어떤 검사로 확인하고 치료를 결정하나요?

출혈 양상이 평소와 다르거나 2주 이상 반복된다면 나이와 무관하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직장수지검사와 항문경으로 치핵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대장내시경으로 상부 원인을 배제하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특히 미국 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가 2021년 대장암 선별검사 시작 연령을 45세로 낮춘 배경(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JAMA, 2021)에는, 증상이 있는 경우 나이 기준을 더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임상적 함의가 담겨 있습니다. 즉 40대 이전이라도 출혈이 반복되면 검사를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치료는 단계별로 접근합니다. 1도, 2도는 좌욕과 배변습관 교정, 약물치료로 충분한 경우가 많고, 3도 이상이거나 출혈·탈출이 반복되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최소절개로 조직 손상을 줄이는 방식과 미추마취를 통한 당일퇴원은, 수술을 미뤄온 분들의 통증·마취 공포를 실질적으로 낮춰주는 선택지입니다.

"미추마취로 수술하면서 환자분이랑 얘기 나누다 보면, 다들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고 하세요. 그 말 들을 때마다 괜히 몇 년을 무서워하며 참으셨구나 싶어서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치질을 방치하면 암이 되냐는 물음에 대한 정확한 답은, 치핵 자체는 암으로 변하지 않지만 그 증상 뒤에 숨어 있을 수 있는 다른 병을 놓치는 것이 진짜 위험이라는 것입니다. 두려움의 방향이 바뀌어야 합니다. 암이 될까 봐 겁내기보다, 낯선 출혈 앞에서 정확히 확인하는 습관이 결국 더 오래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작성자 이경록 외과전문의 · 수원항문외과 아주항외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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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록 원장은 아주대학교병원 외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외과전문의로, 10년 넘게 대장항문 진료에 집중해 왔습니다. 5,000례 이상의 항문수술과 5,000건 이상의 대장내시경을 직접 집도하며 진단부터 회복까지 전 과정을 책임집니다. "수술이 가능한가보다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판단한다"는 원칙 아래, 보존적 치료를 우선하고 필요한 경우 리가슈어·미추마취 기반의 부담 적은 수술로 접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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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핵을 초기에 방치하면 정말 어떤 변화가 시작되나요?치핵이 진행되면 결국 대장암으로 변하나요?출혈이 반복되면 언제, 어떤 검사로 확인하고 치료를 결정하나요?

수원 아주항외과의원 | 대장·항문 외과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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