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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연고를 계속 발라도 피가 나는데, 주사 치료는 누가 받게 되나요?
연고와 좌약은 항문 입구 쪽 통증, 부종,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약이라
치상선 위쪽 내치핵에서 나는 출혈 자체를 멈추는 힘은 약합니다.
선홍색 피가 변 표면에 묻거나 변기에 떨어지는 양상이 2-4주 넘게
이어지면 약보다 항문경으로 출혈 지점을 직접 봐야 하는 단계입니다.
주사 치료인 경화요법(sclerotherapy)은 돌출보다 출혈이 주된
증상인 1-2도 내치핵에서 마취 없이 외래에서 시행합니다.
검붉은 피, 변 속에 섞여 나오는 피, 배변 습관 변화나 체중 감소가
함께 있으면 치핵으로 단정하지 말고 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합니다.
어떤 치료를 받아도 굳은 변과 오래 앉아 힘주는 배변이
그대로면 출혈은 다시 올라옵니다.
피가 보이는데 연고를 얼마나 더 발라봐야 하는지, 주사 한 번으로 끝낼 수는 없는지.
항문 출혈로 찾아오는 분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두 가지 질문입니다.
약국에서 산 연고를 2주, 길게는 두세 달 쓰다가 "그대로라서" 오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약을 덜 발라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약이 닿는 자리와 피가 나는 자리가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출혈의 원인을 어디서 찾고, 어떤 상태일 때 주사 치료가 선택지가 되는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치질 연고를 꾸준히 발라도 출혈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내치핵 출혈은 항문관 안쪽 혈관 쿠션(anal cushion)을 붙잡고 있던 지지조직이 느슨해지면서 생깁니다.
혈관 덩어리가 아래로 밀려 내려오고 그 위를 덮은 점막이 얇아지면, 단단한 변이 지나갈 때 표면이 벗겨지면서 동맥 성분이 섞인 선홍색 피가 뿜어지듯 나옵니다.
통증이 거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치상선 위쪽 점막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분포하지 않아, 피는 제법 나는데 아프지는 않은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연고와 좌약은 이 구조를 되돌리는 약이 아닙니다.
항문 입구와 하부 점막의 염증, 부기, 가려움을 줄여 배변을 덜 괴롭게 만드는 역할이고, 늘어난 혈관과 헐거워진 지지조직을 조여주지는 못합니다.
스테로이드가 든 연고를 2주 넘게 이어 쓰면 오히려 항문 주변 피부가 얇아지고 짓무를 수 있어, 같은 약을 한 달씩 반복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연고가 효과가 없었다기보다, 피가 나는 지점까지 약이 가닿지 못한 겁니다. 2주 써서 출혈이 그대로면 약을 바꾸는 게 아니라 안을 들여다볼 때예요."
항문에서 피가 날 때 어떤 경우에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배변 끝 무렵 선홍색 피가 변 겉면이나 휴지에 묻고 통증이 거의 없다면 내치핵 출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피의 색, 변과 섞인 정도, 동반 증상 중 하나라도 이 틀에서 벗어나면 치핵과 상관없이 확인이 필요합니다.
기본 검사는 직장수지검사와 항문경으로, 몇 분이면 끝나고 출혈 지점과 치핵의 정도를 눈으로 확인합니다.
출혈 양상 | 흔히 해당하는 상태 | 다음 단계 |
|---|---|---|
선홍색, 변 표면에 묻거나 변기에 떨어짐, 통증 거의 없음 | 내치핵 | 직장수지검사와 항문경 |
배변 시 찢어지는 통증, 휴지에 소량 | 치열 | 약물과 배변 조절 후 재확인 |
변 속에 섞인 검붉은 피, 점액 동반 | 직장 용종, 염증성 장질환, 종양 | 대장내시경 |
검은 변, 어지럼이나 숨참 | 상부위장관 출혈, 빈혈 동반 출혈 | 위내시경 포함 확인 |
치핵과 다른 원인을 혼동하면 달라지는 건 치료가 아니라 시간입니다.
⚠️
50세 이후 처음 생긴 혈변, 대장암 가족력, 최근 몇 주 사이 변이 가늘어지거나 횟수가 바뀐 경우에는 항문에 치핵이 보이더라도 그것만으로 출혈을 설명하지 않고 대장 전체를 확인합니다.
"항문에 치핵이 있다는 사실과 지금 나는 피가 치핵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걸 섞어서 생각하다 늦게 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치핵 주사 치료인 경화요법은 어떤 사람에게 하나요?
경화요법은 돌출은 거의 없고 출혈이 주된 증상인 1-2도 내치핵에서 먼저 고려합니다.
식이 조절과 국소 약물을 2-4주 해도 출혈이 반복되는 경우,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거나 기저질환 때문에 마취와 절개 부담이 큰 경우가 전형적인 대상입니다.
항문경으로 치핵을 노출한 뒤 치상선 위 점막밑층에 경화제를 주사하면 그 자리에 가벼운 염증과 섬유화가 생기면서 혈관이 막히고 점막이 아래 조직에 붙습니다.
통증 신경이 없는 부위라 마취 없이 진행하고, 시술 자체는 대개 10분 안쪽입니다.
시술 중에는 묵직하게 밀리는 느낌 정도이고, 당일과 다음 날 뻐근함이나 소량의 분비물, 적은 출혈이 있을 수 있으나 그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출혈은 보통 1-2주 안에 줄기 시작하고, 4-6주쯤 다시 항문경으로 확인해 남은 출혈 부위에 한 번 더 주사할지 정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이 다시 생길 수 있어 반복 시술이 필요할 수 있고, 이미 밖으로 나와 있는 치핵에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드물지만 주사 부위 궤양이나 감염이 생길 수 있어 통증이 심해지거나 열이 나면 바로 확인해야 합니다.
임신 중에는 경화요법과 결찰술을 일반적으로 하지 않고, 출산 후 상태를 보며 결정합니다.
치료 | 주로 고려하는 상태 | 마취와 회복 |
|---|---|---|
경화요법(주사) | 출혈이 주 증상인 1-2도 내치핵 | 마취 없이 외래, 당일 복귀 |
고무밴드결찰술 | 배변 시 나왔다 들어가는 2-3도 내치핵 | 마취 없이 외래, 묵직한 통증 1-3일 |
치핵절제술 | 항상 나와 있는 3-4도, 외치핵이 함께 커진 혼합치핵 | 미추 또는 척추마취, 일상 복귀 1-2주 |
치핵동맥결찰술 | 돌출이 있으면서 조직 절제를 줄이려는 경우 | 마취 필요, 혈류를 줄여 크기를 감소 |
"주사로 끝낼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닌지는 피가 얼마나 나느냐보다 치핵이 얼마나 내려와 있느냐로 갈립니다. 그래서 설명 전에 항문경부터 봅니다."
출혈이 멎은 뒤 재발을 막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치료로 출혈을 멈춰도 변이 단단하고 배변 시간이 길면 같은 자리가 다시 헐게 됩니다.
식이섬유를 하루 25-30g 수준으로 올리고, 부족하면 차전자피 같은 팽창성 완하제를 물 한 컵과 함께 하루 한 번 쓰는 방법이 실제로 출혈 빈도를 줄여줍니다.
섬유만 늘리고 물을 안 마시면 변이 더 뻑뻑해지므로 하루 1.5-2L의 수분을 함께 챙깁니다.
배변 습관은 두 가지만 바꿔도 달라집니다.
변기에 앉는 시간을 5분 안으로 끊고, 변의가 없는데 휴대폰을 보며 앉아 있지 않는 것입니다.
앉은 자세 자체가 항문 쿠션에 피를 몰리게 하는데, 거기에 힘주기가 더해지면 혈관이 다시 늘어납니다.
따뜻한 물 좌욕을 10분 정도 하면 괄약근이 풀려 배변 후 불편함이 줄지만, 이는 증상을 덜어주는 조치이지 늘어난 혈관을 되돌리지는 않습니다.
"변기에서 스마트폰만 내려놔도 다음 달에 상태가 달라지는 분들이 꽤 됩니다. 약보다 이게 먼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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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연고로 잡히지 않는 출혈은 약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피가 나는 위치가 약의 작용 범위 밖이기 때문이고, 돌출이 심하지 않은 내치핵 출혈이라면 마취 없이 하는 주사 치료가 선택지가 됩니다.
다만 그 전에 지금 나는 피가 정말 치핵에서 온 것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다음 배변 때 피의 색이 선홍색인지 검붉은지, 변 겉에 묻었는지 변 속에 섞여 있었는지 한 번만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변에 섞인 피나 검은 변이라면 항문 치료보다 대장 확인이 먼저입니다.
작성자 이경록 외과전문의 · 수원항문외과 아주항외과의원
이경록 원장은 아주대학교병원 외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외과전문의로, 10년 넘게 대장항문 진료에 집중해 왔습니다. 5,000례 이상의 항문수술과 5,000건 이상의 대장내시경을 직접 집도하며 진단부터 회복까지 전 과정을 책임집니다. "수술이 가능한가보다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판단한다"는 원칙 아래, 보존적 치료를 우선하고 필요한 경우 리가슈어·미추마취 기반의 부담 적은 수술로 접근합니다.